정신없는 일과에 종일을 허둥거리다 귀가를 하면 밀쳐 둔 집안일..
옷을 갈아 입을 새도 없이 주방부터 찾게 되는 고단한 일상..
나도 우렁각시 하나 키우고 싶습니다. ^^;
늘,
마음이 비어 있으면 여지없이 찾아 와 흔들어 놓고 가던 기억이며 추억의 부스러기들은
그 깊고 붉은 계절이 다하도록 중병을
앓게 하곤 했으니..
무엇이든 간에 몰입 거리가 있다는 건 일단은 정신의 허함을
피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았습니다.
생산적이든 비생산적이든..
그러다 화들짝 스스로 놀라게 돼죠.
아~ 이건 아니었어....라며 깨닫게 되는 날,
훨훨~ 털고 일어나 새로운 눈을 뜨게 됩니다.
연민에 찬 가여운 마음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견디기 힘들었던 날들..
여전히 힘들지 모를 앞으로의 날들을 위해
상투적이거나 진부한 것이기나
그어떤 의미를, 이유를 찾아내며 삶의 의욕에 불을 지필..그런 것을 찾아 말이죠.
어떤 날은 행복하다가 또 어떤 날은 불행하다가..
그렇게 삶이란 기승전결이 분명치 않는 미완성 연극일까요?
세상의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지..
세상의 참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경험들도 하는지...
그렇게 서른이 지나고 마흔이 지나고...
여학생 적에요.
숙제였는지, 수업 중 내용였는지는 가물가물하지만 선생님께선
니네들이 앞으로 어른이 되어 있을때, 가령 서른살이 되었다고
생각했을때 그때를 생각하며 꿈을 그려 보라고 말을 했었습니다.
그 십수년 후가 어찌 그리 먼 세월 같던지요.
지나고 보면 아주 잠깐인 것을.....
음...
참으로 갖가지의 꿈들이었습니다.
교사가 되고 싶다는 친구부터, 의사 변호사 판검사..
현모양처....등 등...까지
그대로 될 양이었으면 이 세상은 모두가 반들반들한 모양새로
윤이나고 빛이 나야만 했습니다.
무엇이..어디서...잘못되었을까요....?
그 서른살도 지나고 마흔도 지나고 지천명이 가까운 나이를 살면서도 난 여전히 어려운
숙제처럼 삶을 풀어가고 있지만 정답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.
하늘의 뜻도 알아진다는 지천명의 나이에 삶의 가치관 하나 정립해 놓을 줄도 모르는 이 아둔함
아직도 확고하지 않은, 고뇌에 찬 정체성을 푸념처럼 늘어 놓는..
"삶이란....그저 개론일 뿐이다." 라고......
삼복도 한참 지난 계절에,
윗쪽 어느 지역엔 영하의 온도도 있었다는 알싸한 시월의 저녁 식탁에
삼계탕을 보글보글 끓여야겟습니다.
찹쌀 한 웅큼, 대추 한 주먹, 마늘 열서너 개,인삼 두어 뿌리가
함께 어우러져 쌉싸름한 향기를 내며 우리집 저녁은 맛 있게 익어 갈 테죠.
요리란 어떤 양념거리가 들어가냐에 따라 깊은 맛이 달라지기도 합니다.
아마 삶이란 것도 매한가지가 아닐까...그런 생각이 드는 걸 보면
나이를, 세월을..그냥 보낸 것만도 아니가 봅니다. ^^;
기쁨, 슬픔, 행복, 불행, 분노......
신이 존재하셔서 어느 것이든 지나치지 않게만 주시면
더하기, 빼기, 나누기, 곱하기를 해가며 적당히 알맞은 요리를
내 입맛에 맞게 만들어 갈 것 같다는 자만을 부리면 노하실까요?
가을은,
왜 이렇게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.
들녘은 비워져만 가는데
내 머리속 상념들은 지칠 줄도 모르고 채워지기만 하니.................